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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가족사회복지학회가
금년에는 이런 길을 걷겠습니다
여러분 안녕하십니까?
이런 인사말이 그리 가슴에 와닿지 않을 정도로 우리의 일상은 불확실하고 불안합니다. 언제 어디에서 사고를 당할지 모르고, 몇 달 뒤 몇 년 뒤 아니면 노후에 내 삶이 어떻게 될지 걱정이 희망을 앞섭니다. 이렇게 사는 우리의 모습을 보여주는 징조가 세
계 어느 나라에서도 찾아보기 어려운 저출산, 저출생 현상입니다. 초저출산ㆍ초저출생이 맞물리면서 맞이하게 되는 초고령사회의 모습이 어떨지 모두들 불안해 합니다.
돈과 집이 없어서, 키울 자신이 없어서, 독박육아와 경력단절이 염려되어서 등등 수백 가지의 이유로 젊은이들이 연애부터 포기하는 사회가 되었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국가는 변하지 않았습니다. “자원을 투입해서 아이를 낳지 말라고 하면 안낳고 낳으라고 낳는다.”식의 인구정책적 접근을 버리지 않았습니다. “삶의 질을 높이는 노력을 하면서 출산 관련 선택은 개인이 하도록 한다.”는 전제를 담은 제4차 저출산ㆍ고령사회기본계획이 나왔습니다. 그러나 구체적인 정책 영역에서는 개인의 선택을 존중하고 부모의 부담을 덜어주며 독박육아와 경력단절로 이어지는 여성적 취업생애주기를 획기적으로 바꾸려는 시도는 본래 찾아보기 어렵습니다.
왜 그럴까요? 결혼을 하든 안하든, 아이를 낳든 안낳든 나만의 구체적인 삶을 만들어가고자하는 우리들의 욕구는 커졌습니다. 그런데 국가는 지난 20여 년 동안 우리의 존재를 ‘인구’라는 개념에 가두어 놓고 머릿수만 세는 대상으로 취급하였습니다. 그 국가 뒤에는 우리를 ‘나만의 가족을 구성할 수 있는 개인’으로 보지 않고 ‘국가 발전에 기여하는 인적자원’으로만 여겨온 수많은 전문가와 지식인들이 있었습니다. 그래서 지금은 자원 투입의 목표를 출산으로 방향만 바꾼 ‘출산장려정책’이 여전히 한국사회 구성원의 머릿속을 지배하고 있습니다.
우리가 왜 그렇게 좋은 연애를 하지 않고 또 결혼할 생각도 못하며 아이를 낳아서 가족을 이룰 엄두는 왜 못내는지에 대한 본격적인 관심을 가져야 할 때입니다. 머릿수를 세고(양적 접근) 그 머리가 얼마가 국가 발전에 기여할 지에 관심을 쏟는(질적 접근) 인구정책적 관점에서 더 나아가 가족정책 관점에서 우리의 일상을 면밀하게 들여다볼 때입니다. 혼자 살든 둘이 살든, 혼인신고를 하고 살든 그냥 살든, 아이를 낳든 낳지 않든, 다양한 우리들의 모습을 그대로 관찰하고 설명을 찾아야 할 때입니다. 그리고 그 다양성에서 출발하는 가족정책 체계를 제시해야 할 것입니다.
한국가족사회복지학회는 어느덧 다양해진 우리의 삶, 나만의 삶을 살고 싶은 욕구에 부응할수 있는 가족정책의 길을 찾기 위하여 금년 한 해 노력을 하고자 합니다. “이렇게 살지 않으면 너는 우리 편이 아니다.”는 사회적 분위기를 조금이라도 더 바꾸고 가족의 다양한 삶이 그 모습 그대로 존중받고 지원받을 수 있는 변화를 위한 길을 찾아보겠습니다. 함께 해주십시오!
2023년 1월
한국가족사회복지학회 회장 정재훈 드림